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중재에 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공포스러운 경험을 겪은 후에는 그 두려웠던 경험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여러 가지 심리적 고통과 정신적 장애에 시달릴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심리적 문제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합니다. 1994년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 장애의 진단 및 통계 편람’에서 개념이 확립되었습니다. 미국정신의학회에서는 1994년 ‘외상’의 진단을 ‘첫째 개인이 자기 자신이나 타인에게 위협을 주는 심각한 상해나 신체적 안녕에 위협을 주는 사건을 경험하거나 목격했어야 하며, 둘째 극심한 불안, 무력감 혹은 공포의 반응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정의하였습니다. 국내의 경우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 등을 겪으며 관심있게 접근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건축 시설물 등의 대형화로 인해 대형 재난이 과거에 비해 빈번해지면서 그로 인해 일반인들조차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주요 증상은 과민 반응 현상, 사건의 재경험, 감정 회피 또는 마비 현상이며, 불안과 관련된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반응, 행동에서의 변화가 나타나게 됩니다.
과민 반응 현상으로 안절부절 못하고 불안해 하며 작은 소리, 사소한 물체 움직임에도 깜짝 깜짝 놀라고 심장 박동의 상승, 체내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이루어지며 반복되는 불안감에 경각심을 갖게 됩니다. 사건의 재경험은 힘들었던 경험과 관련된 이미지, 생각 등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거나 악몽에 시달리며, 그 사건과 비슷하거나 떠올릴 만한 단서가 되는 것을 접했을 때 생리학적 반응이 일어나거나 고통스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감정 회피 또는 마비 현상으로 충격의 감정, 생각, 상황의 기억으로부터 도피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감정 반응이 소실되며,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아무 무게 중심을 두지 않는 비현실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신체적 반응은 초조, 안절부절못함, 과각성, 쉽게 피로해짐, 탈진, 한기를 느끼거나 화끈거리는 감각, 소화 불량, 더부룩함, 입이 마름, 목이 따끔거림, 가슴이 답답함, 심장이 두근 두근거림, 입맛의 변화, 신체 상태나 컨디션이 나빠지는 증상입니다. 정서적 반응으로는 충격, 믿을 수 없어함, 불안, 안전에 대한 공포, 예민해짐, 분노, 격분, 슬픔, 우울, 멍한 느낌, 희망이 없다고 생각, 무기력함, 자포자기, 생존자로서의 죄책감, 수치심, 자기 비난과 책망, 자신을 미워하게 되는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인지적 반응으로는 착각, 혼란감, 심한 경우 해리 현상, 반복적이고 침습적으로 떠오르는 생각과 장면, 반복적인 꿈, 기억력, 집중력 저하, 양가 감정, 결정을 내리지 못함, 안 좋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생각, 종교적 신념에 변화, 의심 등이 증상이 나타납니다. 행동에서의 변화는 수면 문제, 악몽, 깜짝 깜짝 놀람, 눈물 흘림, 사건을 떠올릴 만한 자극들을 피함, 가족들 간의 마찰이 생김, 고립, 사회적 위축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증상이 나타난 시기에 따라 크게 급성, 만성, 지연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나눌 수 있고, 일반적으로 재난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약 5%정도의 발병률을 보이며, 대규모 재난에 심하게 노출된 사람들의 50% 이상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따라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위험성이 큰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선별 조사하여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모든 사람들이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가족이나 친구 등과 같은 지지 체계로부터 강력한 도움이 있을 경우 스스로 회복되기도 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중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경과는 사건의 강도나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릅니다. 진단된 환자의 30%는 후에 완전히 치료가 되고, 40%는 가벼운 증상이 남게 되고, 20%는 중간 정도의 증상이 남아 있고, 나머지 10%는 심한 증상이 계속되거나 악화된다고 보고됩니다. 충격이나 사건이 있을 때 너무 어리거나 너무 나이가 많아도 병의 경과가 좋지 않으며, 원래 성격적 문제가 있었거나 적응을 잘 못 했던 사람들에게서도 병이 잘 낫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치료하지 않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오래 방치하는 경우 우울증이 생기거나,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치료는 다양한 증상과 복잡한 정신생물학적인 특징들로 인해 치료가 어렵지만,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 진행될 수 있습니다. 먼저, 대부분의 환자는 질병 교육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으므로 환자 뿐만 아니라 가족들을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교육이 필요합니다. 둘째, 약물 요법은 신체화로 나타난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때 이용되는 약제로는 가장 광범위한 효능을 지닌 세로토닌 제제가 있으며, 그 외 삼환계 항우울제, 단가아민 산화효소 억제제, 항아드레날린 제제, 벤조디아제핀 등이 있습니다. 셋째, 약물 요법으로 증상이 완화되면 환자가 정신 요법에 집중하도록 해야 합니다. 정신 요법의 치료 목적은 외상 경험과 그 사건에 대한 환자의 반응을 재조사함으로써 자기 패배적 경향을 깨뜨리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인지행동 치료, 집단 치료, 스트레스 예방 훈련 등이 있으며, 이것으로 재경험과 회피 증상에 대항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불안 사고, 소리나 물체 움직임 등에 화들짝 놀라 반응하는 자율신경계의 과민 반응 현상을 조절하는 기술을 습득하여 자율신경의 과민한 반응을 차츰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아무 일도 경험하지 않았던 이전의 평온한 심리상태로까지의 완전한 회복은 시간이 걸리지만 치료를 받으므로 일상적 생활을 이끌어갈 수 있게 됩니다.